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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을 찾고 계신가요?

작품성, 연기력, 연출력이 골고루 눈부신 드라마를 소개합니다.

웨이브, 티빙, 넷플릭스 이용할 때 왓챠 추천작이라고 제목만 몇 번 봤었는데요.

호불호가 있으니 한편만 보고 결정하자고 시작하게 된 드라마입니다.

결론은 다른 드라마 안 보고 시즌2까지 정주행 했습니다.

드라마를 볼 때 마음에 안 드는 출연진이나 부분은 자체적으로 스킵하거나 빨리 감아서 봤는데요.

시즌1/2 각 각 8편씩으로 편수가 적기도 했지만 빨리 감을 부분도, 스킵할 부분도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편수가 줄어드니까 천천히 보고 싶어 지더라고요.

미국에서 제작했지만 배경은 모두 이탈리아라서 배우들도 모두 이탈리아어를 사용합니다.

중국어, 영어 외 다른 언어로 된 드라마는 처음 보게 되었네요. (영어 공부용이 아닙니다!)

작년에 다녀온 이탈리아가 새록새록 떠오르는 장면들이 꽤 있었어요.

제가 감상한 드라마에 대해 전체적인 배경과 좋았던 부분은 약간 세세하게 기록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볼까 말까 고민이시라면 딱 1편만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알고 보니 나폴리 4부작으로 된 나의 눈부신 친구라는 소설이 원작이더라고요.

 

시즌 1

이탈리아 나폴리 주변에 작은 시골 동네에 살고 있는 주인공 “레누”는

법정 공무원 아버지, 전업주부 어머니, 동생 3명과 살고 있습니다.

늘 조용하고 학업에만 열중하는 모범생 레누는 남자반과의 퀴즈 대결에

같은 반 친구 “릴라”와 나가게 됩니다.

남자반 상대는 돈 아킬레라고 그 동네 부자이자 권력가진 집의 막내아들 “알폰소”,

레누와 같은 건물 사는 첫사랑 “니노”가 나오게 됩니다.

알폰소가 모르는 정답 기회를 릴라가 답해버리고, 알폰소는 울며 퀴즈는 끝납니다.

사실 릴라는 이미 이전 퀴즈의 정답을 모두 알고 있었으나,

동네 최고 권력 아들이라 조심했지만 그의 형 스테파노에서 경고를 듣고, 얻어맞기까지 합니다.

이 계기로 레누는 늘 의식만 하게 되었던 릴라와 조금 가까워집니다.

구두가게 아빠, 전업 주부 엄마, 오빠 니노와 살고 있는 릴라는

영특한 두뇌로 학업에서 남들보다 앞서 나갔습니다.

그리고 거침없는 성격과 행동으로 모범생인 레누와 정 반대의 학생인데요.

이 두 소녀는 방과 후에 같이 어울리고 함께 작은아씨들이라는 책을 읽게 된 후

매우 돈독한 사이가 됩니다. 같이 미래를 꿈꾸는 친구가 되었고,

지금과는 달리 여자라서,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가 둘에게도 찾아옵니다.

 

타고난 영리함에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가져야 하는 릴라,

끈기와 노력으로는 뒤지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레누

늘 함께 할 것 같았던 학교생활을 릴라는 가정 형편으로

일을 하게 되고, 레누는 중학교에 진학을 합니다.

겨우 허락받은 레누가 내심 부러웠던 릴라는 레누가 부모님께 혼나도록 일을 만들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고 싶었지만 못 간 중학교 다니는 레누가 샘이 나는 릴라,

학교를 다니지 않지만 미리 공부해서 자신보다 앞서 나가는 릴라가 샘이 나는 레누

가장 가깝고도 가장 먼 미묘한 관계에서 릴라는 사랑에서도 레누보다 앞서 나갑니다.

살고 있는 마을의 망나니 솔라라 집안 아들 마르첼로가 끝없는 구애하고,

반감과 혐오로 반대편의 아킬레 집안 아들 스테파노와 결혼을 합니다.

행복한 결혼식날 믿었던 스테파노가 결국 솔라라 집안의 수하였던 것을 알게 되고,

바로 폭력으로 이어지고 수긍하며 살 수밖에 없는 릴라

그런 릴라를 보고 여름 기간 동안 선생님 지인 집에서

게스트하우스 관리를 하다가 니노 아빠에게 당한 성추행도 잊혀집니다.

첫사랑을 재회했으나, 니노는 사실은 릴라를 좋아했고,

가정적 인척 했던 니노 아빠에게 어리고 여자라서 고통을 받은 레누도 측은 했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 강한 성격의 릴라가 처음에 레누처럼 얄밉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릴라 입장에 서보니 꿈도 크고 재능도 타고났지만 주어진 주변 환경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고 여자라서 남편에서 죽도록 맞아야 했으며,

그런 현실에 소리 내어 대응은 하지만 녹록지 않아 결국 꿈도 희망도 접고

처해진 환경에서 무언가 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사실적이라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망나니 마르첼로를 벗어나 행복하길 바랬는데 최선책이 아니었고,

사랑인 줄 알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한 결혼에 힘들었던 릴라

결혼식 전에 릴라는 대학 진학을 돕겠다며 레누를 오히려 다독이고,

나의 눈부신 친구라고 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

늘 릴라를 부러워했던 레누라서 저는 눈부신 친구가 릴라 일 거라 생각했는데요.

자신이 하고 싶었던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레누가 릴라에게는 눈부신 친구였던 점이

둘의 미묘한 경쟁이 충분히 설명되는 부분이었고 시즌 1을 마무리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시즌2

시즌1 설명에서 스포로 적었지만 행복할 줄만 알았던 결혼 생활은

신혼여행부터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미술 디자인까지 소질이 있던 릴라는 학교는 포기했지만 다른 목표로 삼아

구두 가게를 크게 키워 보고 싶지만 결국 솔라라 집안을 거쳐야 가능했습니다.

집안 사업에 투자한 스테파노와 어쩔 수 없이 살며 식료품 가게에서 열심히 돈을 버는 릴라와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살고 있는 도시를 떠나 피사로 대학교에 간 레누

작은 아씨들을 읽으며 더 큰 도시로 나가는 꿈을 꾸었던 두 소녀 중

릴라는 자신이 혐오했던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도시를 떠나고 싶었지만 제자리였습니다.

레누는 릴라와 함께 꿈꾸다 릴라의 꿈을 점차 자신의 길이 되어버렸습니다.

레누에서 새책을 잔뜩 선물하던 릴라 얼마나 가고 싶었을까요.

그러던 어느 여름 니노를 만나고 싶어 이스키아 섬으로 여름 방학을 보내려고 했던 레누는

같이 있어 달라는 릴라, 릴라의 오빠 니노의 부인 피누차와 셋이서 함께 여름 한 달 살이를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니노와 릴라는 사랑에 빠지고 그걸 지켜보는 레누

그리고 둘을 지켜주는 레누 결국 지긋지긋한 솔라라 집안 미켈레 때문에

스테파노에서 알려지게 되면서 한여름밤의 꿈은 끝이 나는 듯했으나,

릴라는 니노를 진짜 사랑하게 되고 스테파노에 이야기하고 가진 것 모두를 버리고

아무것도 없는 학생 니노와 함께 살기로 하고 스테파노 집을 나옵니다.

제 생각엔 니노도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추악함을 그대로 빼닮았더라고요.

비겁하고, 허울 좋은 학력으로 남을 무시하고 타인의 약한 점을 가장 이용하는 모습이요.

좋아하던 독서를 안 하던 릴라는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다시 희망을 찾게 되면서 곁에 있었던 니노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다른 의지 할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 사람과 사랑에 빠졌을 것 같아요.

그동안 너무 힘들었던 릴라에게 하나뿐인 탈출구였지만

23일 만에 니노가 떠나면서 다시 스테파노 집으로 오게 되고,

니노의 아기를 낳아 키웁니다. 왜 남의 자식까지 품고 릴라를 안 놓아주나 싶었는데

스테파노는 이미 여름휴가를 보내고 동네 친구 아다와 내연 관계였네요.

더 이상 맞으면 죽을 것 같았던 릴라를 사랑하던 옛 친구가 도망을 도와줘서

거지 굴 같은 동네 도축 공장에서 일을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레누를 보며 다시 환하게 웃던 릴라가 눈에 아른거리네요.

 

벗어나고 싶었던 동네 하지만 내 가족은 그곳에 있고, 진흙처럼 발을 뺄 수 없는 레누

자신이 심혈을 기울이고 쓴 소설의 시작이

결국 릴라가 초등학교 시절 지어낸 소설 푸른 요정에서 모티브인 걸 깨달은 레누

학력, 주변 환경, 남자, 미래까지 모두 다 릴라보다 훨씬 좋을 것을 누리게 되었지만

내면은 텅 빈 느낌, 조금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거의" 빛이날뻔했던 레누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레누와 릴라 모두 빛을 잃어 보이는 시즌2가 끝날 무렵 망할 니노가 재 등장합니다.

니노를 좋아하는 레누가 이해되지 않았고, 최하층으로 살고 있는 릴라에게 우월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저는 생각이 드는데요. 바람이 난 릴라 문제지만 니노가 제일 문제입니다.

원작 소설처럼 총 4 시즌으로 나올 것 같은데 둘 다 행복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