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열혈남아 (旺角卡門, As Tears Go By 1987년작) 

 

 

 

감독 : 왕가위

주연 : 유덕화 (소화), 장만옥 (아오), 장학우 (창파)

 

줄거리 : 대만에 살고 있는 아오는 홍콩에 있는 병원에 진찰을 받기 위해 소화의 집에 며칠 묵게 됩니다. 의형제를 맺은 동생 창파에게 빚을 지고 갚지 않는 일을 해결한 소화는 자신과 상의 없이 낙태 수술을 한 애인 마벨과 다투고 헤어져 우울해합니다. 한편 창파는 동생 하서가 당구 내기에서 돈을 잃자 그들과 내기를 두다가 행패를 부리고 쫓기다 두들겨 맞고, 아오는 소화와 영화를 보러 가려다 피를 흘리고 온 창파를 보고 소화가 범죄 조직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소화는 창파의 보복을 하고 그 역시 상처를 입고 집에 돌아오는데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아화는 편지를 남기고 란타우 섬으로 돌아갑니다. 또 다른 동생인 화서의 결혼식 피로연이 돈이 없어 너무나 초라해 화를 내는 아서의 장인과 다툰 창파는 우울해합니다.
그런데 창파가 피로연을 위해 꿔준 돈을 갚으라는 토니는 비열하게 이자까지 당장 갚으라고 하자 또다시 그의 구역의 식당 주인을 털어 돈을 건네주고 도망치고, 이들의 두목은 화해를 하게 하지만 두 파의 사이를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비 오는 날 우연히 만난 마벨이 결혼했다는 말에 쓸쓸히 헤어진 소화는 아오를 찾아가고, 왜 이제 왔냐는 아오와 어색한 만남 후, 금방 헤어진 두 사람은 결국 떠나가는 소화를 따라 달려온 아오와 뜨거운 키스를 합니다. 한편 어묵 장사를 하던 창파를 괴롭히는 토니의 차를 무수다 잡히고, 아오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소화는 동생을 찾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게 되는데요. 피투성이가 되어 끌려 나온 창파와 도망치나 곧 토니 일당에게 잡혀 무참히 맞고 쓰러지고, 창파는 자신이 동생 자격이 없다며 자신을 잊으라고 그의 곁을 떠나고 소화는 아화에게 돌아가 치료를 받습니다.
한편 경찰에 잡혀간 따치가 경찰의 회유에 넘어가 조직의 내막을 불게 되자 그를 해치우려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하던 두목은 창파가 일을 맡겠다 해서 사례금을 건네줍니다. 창파는 손을 씻고 열심히 일하는 하서에게 두목에게 받은 돈을 건네주며 일류식당에서 피로연을 다시 해 사돈에게 체면을 다시 찾으라고 말하고, 아화와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소화에게 화서의 전화가 걸려와 창파 때문에 헤어지게 된 두 사람. 토니를 찾은 창파를 모욕하여 토니의 부하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합니다. 창파를 만난 소화는 자신을 그냥 내버려달라 그에게 그 일을 하지 말라며 만약 그 일을 하면 자신도 같이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창파는 소화에게서 도망쳐 경찰에 후송 중인 따치에게 중상을 입히고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집니다. 이때 소화가 나타나 따치를 해치우고 자신은 경찰에 잡히고, 유치장에 있는 소화를 면회 온 아오는 그와 만난 후 홀로 쓸쓸히 걸어 나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열혈남아는 홍콩판과 대만판 결말과 OST가 다르다고 합니다. 대만판이 국내 개봉이라고 하고 제가 본 것은 홍콩판이더라고요. 홍콩판과 대만판으로 나눈 이유가 궁금하네요!

 

옛날 영화라서 그런지 줄거리와 전개가 조금 지금 정서와 조금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특히 저 의형제 동생 역할은 고구마 천 개를 주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아비정전에서의 유덕화는 우직하고 차분함이 있고 올곧은 느낌이었는데 열혈남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력적임과 사랑 앞에서는 부드럽지만 직진만 하는 건 아닌 모습 하지만 변함없는 잘 생긴 외모로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장면 장면 잘생김을 놓칠 수 없더라고요. 그리고 장만옥 님과 투샷을 특히 아름답게 담아서 30년이 넘었지만 연출은 전혀 촌스럽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19로 홍콩을 못 가는 대신 홍콩의 뒷골목과 괴팍하고 폭력적인 액션을 오랜만에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결말 스포 주의 : 대만판은 왕걸의 망료니 망료아忘了祢 忘了我 노래가 BGM으로 흐르면서, 총탄에 의해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 소화에게 면회 온 아오가 귤을 먹이는 장면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제가 웨이브에서 본 홍콩판 결말을 창파는 소화에게서 도망쳐 경찰에 후송 중인 따치에게 총을 쏘고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집니다. 그리고 소화도 따치를 총에 쏘고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집니다.

 

개인적으로 홍콩판 결말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차라리 깔끔하게 소화가 죽은 게 아오에게는 차라리 잘 된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오도 마지막 장면 연기가 서로의 이별을 직감한 듯한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소화와 아오가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해 보였지만 소화가 너무 중요시했던 의리 때문에 틀어졌고, 만약 대만판처럼 경찰서에 다녀왔는데 아오가 쓸쓸하게 혼자 돌아가는 모습이 나온 걸 보니 아오의 고생문의 시작이 아닐까 싶네요. 오히려 소화가 죽는 결말이 더 마음에 듭니다. 다른 홍콩 누아르 영화를 보고 싶네요. 티빙, 웨이브, 왓챠에 별로 안 남아있어서 아쉬워요.

<소화 집을 떠나기 전 아오가 남긴 편지>

오빠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도 휴가라는 게 있나요?

그리고 컵도 몇 개 샀어요. 그런데 조만간 깨트릴 게 뻔해서

제가 한 개는 숨겨놨어요.

언젠가 컵이 필요하게 되면 전화하세요.

그럼 어디 있는지 말해 줄게요.

안녕, 아오

 

: 바로 전화 달라는 것이 아니라 컵을 숨기고 필요하면 전화 달라는 부분

  전화를 하면 바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삐삐? 같은 걸로 전달되는 아날로그만의 감성이 녹아 있었습니다.